
독서 100권이라는 올해 목표의 첫 책으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었다.
읽고 나서 든 첫 생각은 이거였다.
“이 책은 깨달음에 대한 소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는 이야기다.”
✍️ 마음에 남은 문장들
“내가 나 자신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싯다르타라는 사람이 이렇게 나에게 낯선 타인인 것은 오직 하나의 원인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두려워했고,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고 있었다.”
이 문장을 읽고 조금 뜨끔했다.
나는 과연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알고 싶어 하기는 했을까.
“나는 내 삶을 주시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내 삶 또한 하나의 강이었습니다. ··· 모든 것이 현재이며, 모든 것이 본질과 현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싯다르타가 강을 통해 깨닫는 ‘현재’라는 개념은
시간이 흐르며 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감각에 가깝게 느껴졌다.
“궁극에 이르기까지 고통을 겪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은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피하려고 했던 것, 덮어두었던 감정, 외면했던 선택은
결국 다른 얼굴로 다시 돌아온다.
이 문장은 소설을 넘어서 거의 삶의 법칙처럼 느껴졌다.
“그 죄인 속에는 지금, 그리고 오늘, 이미 미래의 붓다가 존재하고 있네.”
누군가의 현재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게
얼마나 단편적인 일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문장이었다.
“말이란 신비로운 의미에 도움이 되지 않는 법이라네. 뭔가를 말로 표현하면 모든 것이 언제나 즉시 조금 달라지고, 변조되고, 약간은 어리석게 되기 마련이네.”
이 문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독후감을 쓰는 지금의 나를 찌른다.
그래도, 어리석어질 걸 알면서도 써보고 싶었다.
🧭 《데미안》과 《싯다르타》 사이
작년 말에 읽었던 데미안에서는
‘나’를 타인을 통해서 알아갔다.
싱클레어는 데미안, 에바 부인 같은 인물들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비춰보았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완전히 다르다.
이 책에서 싯다르타는 누구의 가르침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부처의 가르침조차 존중은 하지만
그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대신 직접 살아본다.
🌊 경험으로 얻은 깨달음
싯다르타는
- 카말라에게서 사랑과 욕망을 배우고
- 세속의 삶 속에서 부와 권태를 겪고
- 바주데바에게서 경청을 배우며
- 자기 아들을 통해,아버지가 느꼈을 고통을 그대로 돌려받는다.
- 과거 자신이 아버지를 떠났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 남은 것은
지식도, 교리도 아닌
강을 바라보며 듣는 ‘옴(Om)’이었다.
강은 흘러가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그 안에서 싯다르타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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