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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방인 독후감 - 알베르 카뮈

by pin9___9 2026.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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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되지 않아서 더 불편했던 소설

 

《이방인》을 읽고 난 뒤 가장 먼저 든 감정은

감동도, 여운도 아닌 불쾌함에 가까웠다.

 

특히 재판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읽는 내내 이해하기 어렵고 솔직히 말해 꽤 읽기 힘들었다.

 


재판은 ‘살인’이 아니라 ‘태도’를 심판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장면은

아랍인을 살해한 사건 그 자체보다

재판에서 검사가 내뱉는 말들이었다.

 

검사는 뫼르소가 왜 사람을 죽였는지보다는

 

  •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점
  • 장례 다음 날 연인과 바다에 갔다는 점
  • 사회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

을 끈질기게 문제 삼는다.

 

심지어 친부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뫼르소를 도덕적으로 파괴된 인간으로 엮는 장면에서는

정의나 진실보다 자기 실적을 위해 사람 하나를 밀어붙이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재판은 범죄를 다루는 자리가 아니라

사회가 정한 감정 규범에서 벗어난 인간을

제거하기 위한 절차처럼 보였다.


뫼르소의 태도는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끝내 이해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뫼르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변명하지 않고,

항의하지 않고,

억울함조차 말하지 않는다.

 

독자인 나는 계속 답답해졌다.

“아니, 저건 아니라고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그건 장례에 대한 태도일 뿐, 살인의 이유는 아니지 않나?”

 

하지만 뫼르소는

그 모든 기대에 끝까지 응답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 이 지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힘들어하는 것 같다.


마지막 장은 왜 이렇게 길고, 왜 이렇게 터지는가

 

소설의 마지막 챕터는 유독 장황하다.

그전까지 담담하고 건조하던 문체와 달리

뫼르소는 갑자기 많은 말을 쏟아낸다.

 

특히 신부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은

앞선 전개와 너무 달라

처음에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곱씹어보면

이 장면은 뫼르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의미를 강요받는 상황에 놓인 순간이다.

 

회개하라

신을 믿어라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라.

 

그 강요 앞에서

뫼르소는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처음으로 격렬하게 저항한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좋았는가?

 

솔직히 말하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읽는 동안 불편했고,

마지막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소설은

독자를 위로하지 않고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며

독자가 당연하게 여기는 ‘정상성’을 끝까지 흔든다.

 

아마 《이방인》은

이해하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는 감정을 그대로 마주하게 만드는 책일 것이다.

 

그래서 불쾌했고,

그래서 읽기 힘들었고,

그래서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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